D+289일 / 흐림
스톡홀름-봇쉬르카-쇠데르텔리에
비오는 스톡홀름은 그마저도 분위기가 있지만 여행자를 힘들게 한다. 스톡홀름을 떠나 노르웨이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한다. "생일에는 고기지!"


이동거리
45Km
누적거리
18,867Km
이동시간
4시간 24분
누적시간
1,374시간

 
생일축하
 
통닭!
 
 
 
 
 
 
 
23Km / 2시간 20분
 
22Km / 2시간 04분
 
스톡홀름
 
봇쉬르카
 
쇠데르텔
 
 
7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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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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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일찍 잠에서 깨었지만 을씨년스러운 겨울 날씨에 움직이기가 싫다.

"생일이라.."

이상한 일이지만 생일에 대한 우울함이 있다. 특별히 기억하고 싶지 않고, 특별히 지내고 싶은 날도 아니다.

"막둥이, 맛있는 것 사 먹어라."

언제부터인지 어머니의 생일 안부 메시지마저 사라진 후로 더욱 그렇다. 그녀의 기억과 함께 사라진 나의 생일이다.

무심결에 확인한 카톡에 많은 축하의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뭐지?"

짐들을 정리하고 스톡홀름을 떠난다. 더 머물고 싶지만 쉥겐기간의 압박이 느껴진다.

"생일엔 햄버거지."

치킨버거는 버거킹보다 맥도날드, 맥도날드보다 KFC가 맛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잘 먹지도 않던 햄버거를 나라별 빅맥지수를 체크하듯 먹고 있다.

"중국의 맛이 가장 독특했고, 몽골의 맛이 최고였어."

핀란드도 그랬지만 스웨덴의 시내길도 너무 복잡하다.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있고, 도로 자체가 거미줄처럼 복잡하니 길을 찾기가 정말 힘들다.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며 길들을 따라가지만 비가 내리고, 손이 시려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리즈훼이가 짧은 화상통화로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

"헤이, 리!"

인사를 하자마자 통화가 끊겨버린다. 작은 케익에 촛불을 켜고 생일 축하 메시지를 말하다 케익이 쓰러졌나 보다.

"귀여운 녀석!"

여행을 하다 보니 우울한 생일에 축하를 해주는 외국 친구도 생기고, 기분이 묘하다.

복잡한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교차로에 들어서면 방향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 오늘은 스톡홀름을 벗어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신발이 젖어든다. 고무장갑으로 해결을 한 손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발이 시려온다.

좌회전, 우회전을 번갈아 가며 외쳐대는 내비게이션은 복잡한 시내에 들어가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길이 있어야 우회전을 하지!"

방향감만으로 보이는 길들을 따라가고, 이리저리 헤매지만 어쩔 수 없다.

스톡홀름의 근교 도시 보쉬르카시를 지나며 복잡한 도로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도로변의 버거킹에 들어간다. 출출함보다는 축축하게 젖은 발을 녹이고 싶은 마음이다.

"스웨덴에는 러시아처럼 값싼 카페가 없을까?"

보쉬르카를 빠져나오고 도로는 심플해졌다.

2시 반, 천천히 일몰이 시작되어 간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이다. 핀란드나 스웨덴의 겨울 풍경은 생각과 달리 짙푸르다. 숲에는 풍성한 침엽수와 소나무, 푸른 이끼류들이 깔려있고, 들녘에는 밀로 보이는 새싹들과 배추과의 작물들이 자라나 있어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쇠데르텔리에에 가까이 온 것 같은데."

핀란드 특히 스웨덴의 도시 지명들은 정말 어렵다. 초행길의 도로에서 내비게이션보다 도로의 이정표를 보며 따라가는 것이 확실한데 지명들이 눈에 안 들어오니 쉽지가 않다.

소도시의 초입에 위치한 대형 슈퍼마켓으로 들어간다.

"우울해도 생일인데 고기는 먹어야지!"

스웨덴의 우편 시스템은 약간 독특한 것 같다.

큰 슈퍼마켓이지만 음식 코너가 닫혀있어 딱히 살만한 것이 없다.

간식용 빵을 사 들고, 이리저리 매장을 둘러보다 치킨을 발견한다.

"와, 50크로나!"

하나 남은 치킨을 먼저 집어 들려는 남자의 망설임에 간절한 기도의 염원을 보낸다.

"제발, 아저씨!"

남자는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집어 든 치킨을 내려놓는다. 싱긋 웃으며 재빠르게 치킨을 집어 든다.

슈퍼를 나오니 어둠이 내려앉았다.

"시내를 빠져나가야 하는데."

어두워진 하늘, 어두운 조명의 시내를 빠져나간다.

다행히 시내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길은 복잡하지 않다. 물론 여러 차례 헤매임은 어쩔 수 없었지만 스톡홀름에 비하면 수월한 편이고, 자전거 도로가 있어 안전한 편이다.

시내를 벗어나 도로변 숲에 자리를 잡는다. 4시 반, 완전히 어두워진 저녁이다.

"40km 달리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비는 멈추고, 짙은 안개가 내려앉기 시작한 조용한 밤이다.

"오늘 하루 수고했다. Happy birthday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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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88일 / 흐림
스톡홀름
여전히 날씨는 나쁘지만 스톡홀름에서 보내는 느린 시간의 흐름이 좋다. "스톡홀름이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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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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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당분간 계속해서 내릴 것이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골목이다."

작은 공원과 나무들이 많던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소도시의 마음에 들었지만 스톡홀름도 마음에 드는 도시다.

숙소를 하루 더 연장하고, 하루를 푹 쉴 생각이다.

"여기는 우체국이 어디에 있어?"

숙소의 직원은 어제 잠시 들렀던 슈퍼마켓을 알려준다.

"슈퍼에서 우편 서비스를 한다고?"

스톡홀름의 우체국을 검색해도 잘 보이질 않고, 우리 편의점처럼 우편 서비스를 슈퍼마켓에서 주로 처리하는 모양이다. 핸드폰 매장이 있지만 유심침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비슷하게 느껴진다.

"오, 이런 마크가 있었네."

슈퍼의 계산대 옆에 우편물을 취급하는 공간이 있다. 2kg 한도의 소포 박스를 크기에 따라 99크로나에서 115크로나에 판매하고 있다.

"이거 한국으로 보낼 수 있죠?"

첼니의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하고 선물 받았던 타타르스탄의 전통 모자를 담기 위해 큰 박스를 구매한다.

숙소로 돌아와 엽서를 쓰고, 몽골에서부터 받았던 선물들과 냉장고 자석들, 기념품들을 박스에 넣는다.

"이건 몽골의 툴가가 줬던 선물, 너무나 친절했던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모형, 러시아 공화국들의 냉장고 자석과 이글의 어머니가 준 첼니의 자랑 카마즈 자석, 리가, 탈린.."

여행의 기억들이 하나씩 스쳐간다.

소포의 송장을 적는 곳에 국외로 보내는 입력란이 너무 어려워 숙소의 직원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한다.

"슈퍼에 가면 도와주지 않을까?"

슈퍼에 가기 전, 작은 겨울 모자를 사 들었다.

"생일 선물이야!"

슈파에서 직원에게 입력란에 무엇을 쓰는지 묻고, 해외 발송 추가요금 95크로나를 결제한다.

"부디, 잘 도착해라."

소포를 보내고 점심을 먹기 위해 어제 들렀던 뷔페로 간다. 스톡홀름의 점심 타임의 메뉴들은 100~150크로나 정도의 가격인가 보다.

맥도날드의 햄버거가 85크로나 정도이니 120크로나로 양껏 먹을 수 있는 뷔페가 훨씬 괜찮은 것 같다. 무엇보다 중식이지만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산책을 하듯 올드타운의 거리를 걷고, 스톡홀름의 지도도 머릿속에 완전히 그려졌다.

"생각보다 작은 도시다."

식당으로 가는 중, 카드사로부터 카톡 메시지가 온다. 어제 현금을 찾았던 ATM에서 인출 시도가 있었다며 카드 복제로 추정되어 해외 사용을 차단했다고 한다.

"현금 인출용 카드를 막으면 어쩌란 말이지?"

다른 여분의 카드가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스웨덴에서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귀찮아도 은행을 갔어야 했는데."

은행을 찾기가 힘들어, 애써 은행 전용의 ATM을 찾아가 출금을 했는데도 인도변의 ATM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가난한 여행자의 잔고를 털려고 하냐! 기생충들아!"

어제 도움을 줬던 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눈썰미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내 모습이 독특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친절한 미소다.

배부르게 식사를 한다. 자꾸만 빈 접시를 치우는 바람에 새 접시를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배가 부르니 너무나 좋다.

"여기가 구도가 좋네."

하루 종일 비가 와도 사람들은 우산을 안 쓰고 다닌다. 참으로 괴팍한 날씨지만 익숙해지면 또 그런대로 재미있는 날씨다.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달달한 졸음이 밀려든다.

"생일 축하해."

"생일, 내 생일인가?"

14일, 내일이 생일인 모양이다. 이곳은 아직 13일 오후 4시인데, 기분이 묘하다.

"오늘 너의 생일 선물을 샀는데, 생일 축하는 내가 받는구나."

우울해진다. 달콤한 낮잠에 빠져든다.

짐들을 정리해 놓고, 멍한 시간을 보낸다.

"생일이라..."

내일부터 스톡홀름을 떠나 노르웨이의 오슬로를 향해 출발할 것이다. 비와 눈, 추위로 인해 아주 어려운 여행이 될 것 같다.

"생일엔 고기반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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