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 그레베, 코펜하겐을 떠나 독일로 향하다. 2109.12.09
D+314일 / 비
코펜하겐-그레베
덴마크로 들어서며 조금씩 좋아지려던 날씨는 북유럽과 다르지 않다. 코펜하겐에 더 머물고 싶지만 얼마 남지않은 쉥겐기간을 아끼기 위해 독일을 향해 출발한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흐린 날씨는 기분을 가라앉게 만드는 것 같다.
"서두르다 잃어버리는 것 없도록."
튜브 밸브의 머리 부분이 부러져 타이어가 주저앉아 있다.
"너도 피곤하니? 왜 이런다니.."
여행에 대해 묻던 남녀는 행운을 빌어주며 사무실로 들어가고, 잠시 후 남자가 다시 나와 커피를 마실 것인지 묻는다.
"좋지요!"
따듯한 카푸치노 한 잔을 건네준 남자에게 명함을 건네주며 인사를 한다. 정말 맛있는 커피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철물점이 눈에 들어온다.
"부러진 폴대를 고정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철물점이 들어가 부러진 폴대를 보여주며 고정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고 말하니 아래층에 내려가 찾아보라고 한다.
"오, 보물 창고다. 철물점도 세련된네."
나사선이 있는 작은 막대와 나사를 조이면 끝부분이 벌어져 폴대 내부에서 고정될 수 있는 유닛을 선택한다.
"조금 아쉽지만 이 정도면 충분해."
철물점에서 한 시간 가까이 폴대를 고정할 방법을 강구하는 사이 12시가 넘어간다.
"오늘은 멀리 가기 틀렸어. 밥이나 먹으러 가자."
어제 고기뷔페와 함께 검색하며 고민했던 저렴한 뷔페로 간다. 89크로나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맥도널드 햄버거 세트가 79크로나이니 덴마크 물가에 비하면 아주 착한 가격이다.
"덴마크 사람들도 비싼 물가는 어쩔 수 없나 보군."
테이블을 안내받고 점심 뷔페를 먹겠다고 하니 음료수가 필요한지 묻는다.
"아니요."
"오늘은 월요일 행사라 음료수가 무료제공되는데요."
"오, 그럼 콜라!"
식당의 물 한 잔도 햄버거 값이 나오는 북유럽에서 콜라를 공짜로 주다니 대박이다.
"아, 어제 이곳으로 오는 건데."
튀긴 돼지고기 같은 것은 너무 딱딱해서 별로였지만 꽤 괜찮은 맛이다. 어제 고기를 질리게 막은 탓인지 평소에 먹지않던 샐러드와 야채에 손이 많이 간다.
네 접시를 비우고, 테이블에 앉아 엽서를 쓰다 포기한다. 배가 부르니 생각과 감정들이 백지화가 된 느낌이다.
"나중에 쓰자."
계산을 하려니 식사비도 조금 할인을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카드 단말기에 팁을 줄 것인지를 묻는 화면이 별도로 뜬다.
신기한 시스템이 생소하기도 하고, 팁에 대한 개념이 없어 민망한 손으로 거절 버튼을 누른다.
"대체 팁은 왜 별도로 받는 거야? 그리고 팁은 얼마를 주는 거야?"
미안한 일이지만 팁까지 주며 체면을 살리기엔 여행자는 너무나 가난하다.
"오늘은 시내를 벗어나는 것으로 끝이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코펜하겐의 시내를 벗어난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으니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다른 북유럽의 도시처럼 길이 복잡하지도 않아 좋다.
"버스 후미에도 자전거 캐리어가 붙어있네. 코펜하겐 정말 대박이다."
정말 코펜하겐은 자전거 도시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확실히 스웨덴 보다 따듯하고 날씨도 괜찮은 것 같다.
조금씩 바람이 빠지는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새 튜브를 사기 위해 도로변 자전거 샵에 들어간다.
스웨덴의 자전거 매장은 규모가 큰 매장들이었지만 덴마크의 매장들은 규모도 작고, 판매하는 자전거도 생활용 자전거가 주로 전시되어 있다.
튜브를 찾으니 가게의 남자는 생활용 자전거에 쓰이는 던롭밸브 타입의 튜브를 보여준다.
"아, 던롭밸브를 쓰는구나."
생각지도 못한 던롭밸브를 보고 조금 당황했지만 덴마크의 생활자전거가 얼마나 보편화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프레스타밸브의 튜브는 폭이 좁은 것이라 포기하고, 대형 펌프를 빌려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출발한다.
"역시 네가 제일 만만하다."
"항구보다는 바닷가 백사장이 좋을 거야!"
"굿!"
폴대를 찾을 때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